콰이어트 럭셔리 (Quiet Luxury)와 올드머니 (Old Money Look)
'트렌드는 돌고 돈다'라는 말은 패션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많이 들어봤을 얘깁니다. 한참 스트리트하고 힙하고 스웩 넘치는 룩들이 지배하던 세상에서 갑자기 왜 콰이어트 럭셔리 (Quiet Luxury)와 올드머니 (Old Money Look)?? 게다가 최근 포스팅한 드뮤어(Demure) 룩까지.
콰이어트 럭셔리 (Quiet Luxury)와 올드머니 (Old Money Look)
패션의 흐림이 어떻게 갑자기 이렇게 바뀔까? 요란했던 Y2K 유행이 지나가면서 트렌드를 차지한 건 바로 콰이어트 럭셔리, 올드머니, 드뮤어 룩 같은 상당히 시끌벅적했던 이전 트렌드와는 다르게 차분하고 정적이 흐르네요. 근데 정말 패션이 재밌는 이유 중 하나는 이런 흐름과 현상이 2010년대 초반에도 있었던 사실이죠. 2010년대 초반 지방지, HBA 등 스트리트 패션이 대유행을 이끌다가 갑자기 놈코어 트렌드가 온 거처럼 말이죠.
패션은 상당히 민감한 친구라서 이렇게 콰이어트 럭셔리, 올드머니 트렌드가 갑자기 온건 또 아니라고 합니다. 지독했던 지난 몇 년간의 팬데믹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세계적으로 예측 불가한 여러 사건과 사고를 겪어낸 사람들이 평온했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반영되었다!라는 게 패션계의 흐름에도 반영된 거라고 합니다. 국내외로 사회, 경제, 문화가 눈코 뜰 새 없이 바뀌는 와중에 일상을 견디는 것조차 힘든 요즘. 이런 때 럭셔리룩이 좋아 보이는 현상은 어쩌면 부자나 돈이 전부가 아닌 그것으로부터 얻어지는 평안하고 안온한 상태를 추구하는 자연스러운 흐름과 심리 아닐까요?
소리도 없다
콰이어트 럭셔리, 올드머니 룩은 대체로 스타일리시하되, 로고는 숨긴다. 가장 끝판왕으로는 에르메스, 로로피아나 같은 럭셔리 클래식무드. 하지만 너무 비싸네요. 이건 인정이다. 대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옷으로도 럭셔리함을 나타낼 수 있는데요. 르메르, 질샌더, 더로우 같은 미니멀 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소재의 브랜드가 대표적입니다. 트렌드의 정점은 아니지만 그들의 색과 브랜드 철학이 담긴 옷들은 꾸준하게 사랑받아 온 브랜드들이네요. 작년 돌아온 올드 셀린의 피비 파일로도 포함될 거 같고요. 이번에 한국에도 런칭한다는 소리도 있는데, 이것은 나중에 다시 포스팅하겠습니다. (피비 파일로 B)
이런 트렌드는 컬렉션 쇼에서도 이어졌다는데요. '더로우'는 '휴대폰 촬영 금지' 선언을 하고 쇼에서는 자리에 놓인 노트와 연필을 준비했다고 하네요. 쇼 중 기록한 간결한 실루엣과 우아한 움직임은 그날 쇼를 눈에 담아낸 이들만 느낄 수 있는 '콰이어트 럭셔리' 그 자체였다고 하네요.
이런 트렌드는 컬렉션 쇼에서도 이어졌다는데요. '더로우'는 '휴대폰 촬영 금지' 선언을하고 쇼에서는 자리에 놓인 노트와 연필을 준비했다고 하네요. 쇼 중 기록한 간결한 실루엣과 우아한 움직임은 그날 쇼를 눈에 담아낸 이들만 느낄 수 있는 '콰이어트 럭셔리' 그 자체였다고 하네요.
하지만 콰이어트 럭셔리를 대표했던 브랜드들에게서도 변화는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보테가 베네타였는데요. 전면에 로고를 노출시키지 않는 콰이어트 럭셔리의 대명사이기도 했지만 이번 2025 캠페인에는 로고가 박힌 아이템들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해당 컬렉션을 준비한 CD 마티유 블라지는 딱히 큰 주제는 없다고 했지만 콰이어트 럭셔리를 대표했던 브랜드들도 조금씩은 변화를 주기도 하나 봅니다.
조용한 가을이 지나고 있네요. 차분하게 또 겨울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여러분들의 일상에도 많은 평화와 안온이 있기를 바랍니다.